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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마케팅 디자인으로 퍼포먼스하기

팔리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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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내가 하고싶은 디자인 vs 내가 해야하는 디자인


 마케팅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전속 디자이너는 아닐지라도 포토샵 정도는 다룰 줄 아는 경우가 많죠. 마케팅이라는 것은 비주얼적인 요소, 즉 크리에이티브와 떨어질 수가 없고 이는 마케터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여러분이 무엇으로 마케팅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이미지 배너, 영상, 포스터, 패키지 등등.. 모든 것이 크리에이티브죠.

​ ​그렇다면 디자인 툴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고, 실제로 디자이너로서의 포부를 가지고 있다면 마케팅이라는 업이 정말 딱이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토록 디자이너가 필요한 업계지만, 처음으로 마케팅 회사에 디자이너로 입사하여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과 ‘내가 해야 하는 디자인’ 사이의 주파수를 맞추어 나가는 데 꽤나 애를 먹을 수 있습니다.

​ 무슨 말이냐고요? 일반적으로 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게 되는 계기는 본인의 미적인 감각에 기대를 걸기 때문이죠. ‘예쁘고, 아름답고, 창의적인 무언가’를 보는 것이 즐겁고, 더 나아가 그런 것을 만들어내기를 꿈꾸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걸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순수 예술적인 시각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디자이너도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자 한다면 사실상 상업 디자인에서 멀어지기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화가 심화되면서 웹상에서 비주얼을 활용한 마케팅이 주류가 된 이후, 디자이너에게 마케팅 관련 지식이 거의 필수가 되었죠. 나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뽐내고자 하는 욕구에 앞서 ‘내가 해야 하는 디자인’ 즉, ‘팔리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에요.



팔리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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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팔리는 상세페이지' 검색 결과



 마케터로서, 또는 마케팅 수요자로서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보면 자주 맞닥뜨리는 단어가 있죠. ‘팔리는 디자인을 합니다’, ‘팔리는 상세페이지를 만들어드립니다’, ‘팔리는 카피를 …’ 대체 여기서 말하는 ‘팔리는’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제가 한국어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팔리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겠죠. 다만 마케터의 시각으로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 반응을 일으키고 수치적으로 성과를 내는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팔리지 않던 제품이 나의 디자인물을 통해 구매 반응이 일어나고 이전 보다 배가 되는 결과값(판매량)이 나왔다면 나는 팔리는 디자인을 한 것이죠. 그렇다면 다음으로 의문이 듭니다. 그래, 팔리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무엇을 기반으로?


 

디자인으로 퍼포먼스 하는 법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데이터’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과 데이터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어요. 한 가지 예시를 들어봅시다. 여러분이 어떤 제품을 판매하고자 이미지 배너를 만들려고 해요. 이미지 배너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주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1. 카피
  2. 시각 디자인

 우선 카피를 먼저 들여다볼까요? 디자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카피 이야기는 왜 하는 것인지 궁금할 수도 있으니 짚고 넘어가자면, 카피 내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만한 특정한 키메시지가 담겨야 하죠. 그리고 그 키메시지를 도출해 내는 것은 마케팅 디자이너 또한 수행해야 할 영역입니다. 그러기 위해 프로세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하는 것은 보통 제품/서비스의 가치와 USP 정립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키메시지를 도출하고 최종적으로 카피를 작성하죠. 해당 카피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크리에이티브 광고를 셋팅한 후 결과적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이 크리에이티브가 얼마만큼의 클릭을 유도했는지, 몇 명의 구매를 일으켰는지, 투자 비용 대비 몇 배의 성과를 냈는지 등등..


 그리고 우리는 그 데이터에 기반하여 어떤 키메시지 및 카피가 ‘먹혔는지’를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키메시지를 바탕으로 다양화한 카피를 사용함으로써 제품/서비스는 ‘이전보다 더’ 팔리기 시작하고 결과적으로 판매 성과가 개선될 수 있겠죠. 그리고 이것이 다름 아닌 퍼포먼스의 과정입니다. 디자인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개선한 행위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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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reepik


 그럼 시각 디자인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시각 디자인으로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가장 대표적으로 A/B 테스트가 되겠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두 가지의 디자인 시안을 두고 어느 쪽이 더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지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두 시안을 차별화하는 방법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1. 모델 없이 제품만 있는 경우 / 모델을 메인으로 한 경우
  2. 배경색으로 A색상을 사용한 경우 / 배경색으로 B색상을 사용한 경우
  3. 제품 관련 정보를 생략하고 깔끔하게 디자인한 경우 / 제품 관련 정보를 최대한 기재하여 디자인한 경우
  4. 소비자 리뷰를 첨가한 경우 / 첨가하지 않은 경우
  5. 할인율을 기재한 경우 / 할인율 대신 할인가를 기재한 경우

 위의 예시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뒤에 이어질 과정은 카피의 경우와 비슷합니다. 둘 중 상대적으로 반응이 좋았던 시안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디벨롭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것이죠.


 한 번에 다양한 시도를 하는 카피와 달리 시각 디자인 부분에서 A/B를 주로 이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카피와의 생산성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카피 10개만 짜주세요.’ 하기는 쉬워도 ‘디자인 시안 10개만 만들어주세요.’ 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어쨌든 이런 식으로 카피나 시각 디자인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개선할 수 있고, 그 행위는 결과적으로 퍼포먼스라고 불립니다. 마케터이자 디자이너로서 이런 퍼포먼스 디자인을 통해 ‘이전보다 제품/서비스를 더 많이 판매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것이 없죠.


 

제일 처음 시안으로 해주세요

 팔리는 디자인. 참 좋은 이야기인데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로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고충이 있을 때가 있죠. 아마 디자인을 해보셨다면 한 번쯤은 이런 경우가 있으셨을 겁니다.

  • 고객 : 음.. 시안 괜찮은데, 저는 제품이 오른쪽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1차 수정 사항 반영)
  • 고객 : 음.. 뭔가 배경 색상이 파란톤 말고 노란톤이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안될까요?

    • (2차 수정 사항 반영)
  • 고객 : 음.. 여기 사은품 관련 이야기가 더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 (3차 수정 사항 반영)
  • 고객 : 음.. 제일 처음 안으로 하겠습니다!

 누구나 감정적으로는 다소 짜증 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사실 고객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보통 위와 같은 고객 행동 알고리즘의 시작은 나와 마찬가지로 팔리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니까요.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띄려면 배치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색상은 어떤 것이 더 호감을 불러일으킬지, 어떤 내용을 배치해야 1초라도 더 볼 것 같은지 고객의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고심해서 나오는 제안인 거죠.


 다만 마케팅 디자이너로서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그러한 요소들이 실제로 효용이 있을지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지식과 설득의 근거는 데이터가 되어야 하겠죠. 물론 갑과 을의 입장에 있는 상황에서 설득이 늘 원만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객의 제안과 본인의 의견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마케팅 디자이너의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아직 숙제를 풀어나가는 중이지만, 여러분들만의 해답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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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남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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